아내는 나를 보고 역마살이 들었다고 말한다.
아마 나의 잦은 여행습관을 두고 한 자리 깔고 이르는 말일 것이다.
천안함 침몰로 온 나라가 슬픔에 쌓여있고 모든 공무원들은 연가를 자제하라는 공문이 시달되었지만,
두달전에 제주에서 개최되는 학회에 가기위해 비행기티켓을 예약해 놓았던 것이다.
나는 季節(계절)이 바뀌면 어김없이 당골네 신 내리 듯 역마살의 끼가 발작을 하는것을 보면
나는 아마 前生(전생)의 카르마가 금생에 전해졌을 지도 모르겠다, 집에 있으면 울화통이 솟고
무엇인가는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자꾸만 조급증이 생겨 이유없는 짜증을 내면 아내는
이런 나를 보고 또 발작이 일어나는구먼 하며 핀잖을 준다.
이렇게 조급함이 있다가도 길을 나서면 나는 언제 그래느냐는 듯 이내 마음의 여유를 찾으며
지나는 바람, 지천으로 피어있는 개나리와 참꽃, 길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들,
이 모든 것이 나를 반기고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줄 것 같은 나만의 錯覺(착각)에 사로잡히곤 한다.
길에서 만나는 사물을 보며 思索(사색)하는 것을 旅愁(여수)라 했던가?
길이 주는 意味(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
굳이 여행이 아니라도 人生(인생)의 길, 학문의 길 구도자의 길 어떤일을 행할 때 遂行(수행)해야할 義務(의무) 같은
것이 모두 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길에서 얻는 많은 이야기들이 나의 삶의 터밭에 智慧(지혜)와 마음의 豊饒(풍요)의 물꼬를 만들어 준다.
여행은 나를 항상 謙遜(겸손)하게 한다.
세상에서 내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얼마나 작은가를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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