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에의 충동이라는 제목을 보니 그 제목이 주는 단어의 강렬함이 가슴에 작은 파문을 남겨 놓는다. 다소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사람은 누구나 완벽에 대한 충동을 가지고 산다. 생각을 과거로 한번 돌려보라. 저 멀리 코흘리개의 시절까지. 그러면 인생이라는 백지를 가지고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까 고민하던 시절이 떠오르리라. 창조주이던 아니면 부모가 몇몇의 도구를 챙겨 주면서 백지에다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라고 속삭였을 것이다. 그때 누구나 다 아름답고 구도도 완벽한 그림을 그리고자 하였을 것이다. 얼마간의 세월이 흐른 후에 자신이 그리고 있는 그림이 어떤 색채를 띠고 있는지 돌아다보았을 것이다. 그림은 제대로 되어가고 있는가. 구도가 틀어졌거나 얼룩이 부분이없는가 하여 종이를 자주 들여다보고 여러 구상도 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완벽한 그림이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그림에 천부적인 소질을 타고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림에 전혀 소질이 없는 사람도 있다. 위인전기를 읽거나 주변에서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들은 시작부터가 뭔가 일반인과 다른 경우가 많다. 그들은 좀 더 나은 소질을 가지고 태어났거나 좋은 도구를 받았을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완벽에 접근 할 수가 있을까. 아니 완벽이라는 그 단어의 근저에 다소라도 접근 할 수가 있을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반드시 완벽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림을 완벽하게 그릴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선남선녀들은 아무리 노력을 하여도 평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완벽에 대한 충동을 느끼면서도 보통사람으로 살아 갈 수밖에 없음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나는 그 평범함이야 말로 완벽한 삶의 다른 방법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보통의 아버지, 어머니 또는 자식이나 부모가 되어 일상적인 생활을 별 무리 없이 이끌어 나가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삶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완벽하고 독특한 사람이 되기를 꿈꾸었으나 그 언저리를 맴돌다 만 사람이라도 부모나 자식으로서는 도리를 다 하려고 애썼을 것이다. 그것으로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욕심을 더 하자면 하늘의 총총한 별을 바라보기 위해 시골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그 하늘아래서 별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어쩌면 별의 체온이 직접 가슴으로 내리 꽂이는 체험을 하기도 하는 그런 소박한 꿈을 가진 자라면 더욱 좋다. 현대는 숨 가쁘게 모든 것이 변하는 시대이고 무한 경쟁의 시대이다. 한 발자국만 비켜서면 바로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만 같은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시대이다. 영하10도의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방에서 살고 따뜻한 물로 몸을 씻고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빨래를 하는가 하면 전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을 안방에 앉아서 마우스만 클릭하면 다 알 수가 있는 아주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다.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고 주 5일 근무를 하면서 간혹 해외여행도 하면서 살아 가는대도 우리는 뭔가가 부족함을 느낀다.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름대로 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완벽에의 충동이랄 수 있을까. 좀 더 완전한 삶, 좀 더 보장된 삶, 좀 더 편안하고 좀 더 인정받고 좀 더 사랑 받으려고 끊임없이 노력을 하는 것도 완벽에 대한 충동의 한 부분이 아닐까. 내 생각에는 현재 우리들의 삶은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울지 모르나 정신적으로는 늘 허기가 지는 것 같다. 그 허기진 부분이 바로 완벽과 미완성의 차이가 아닌지. 사람들은 그 허기를 달래려고 그렇게 물질에 매달리는 것 인지도 모른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완벽하게 성공으로만 채울 수는 없지만 그 완벽에 대한 꿈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함으로써 허기도 달래고 또 어느 정도는 완벽의 언저리에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완벽에 꼭 도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완벽한 삶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위대한 천재로 불리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약 1만 4,0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 노트를 썼는데 그것은 그의 다방면에 대한 관심의 표현을 넘어 완벽한 인간에 대한 충동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을 남긴다. 또 그의 그림 중에서 겨우 열다섯 편만이 전해져 오는데 이점도 그가 완벽한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품게 한다. 하물며 그 열다섯 개의 그림마저도 완성품이라기보다는 여전히 미완성으로 남아서 언젠가는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가 있다. 그의 완벽에 대한 욕망이 끊임없는 노력을 유도하였고 그런 이유로 오늘날까지 존재하는 보기 드문 명작을 남기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완전히 완벽하다는 것은 없다. 단지 그 완벽을 향하여 노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많은 것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완벽에의 충동에 자신을 맡기고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이리라. ^^^만경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