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발전
어제 저녁, 늦은 시간에 들어와 서재에서 이것저것 뒤척거리다가
새벽녘에 잠이 들어 아침에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다,
오늘은 청산회 산행이 있는 날이라 이것저것 챙기느라 부산을 떤다.
이런 나를 보고 아내가 아침밥이나 먹고 출발하자고 한다,
이렇게 말하는 아내에게 나는, 당신 오늘 어디가? 이양반이 오늘 예산가기로 했잖아요. 하는 것이 아닌가.
나 오늘 관악산 가기로 했는데, 그럼 왜 예산 간다고 했어요? 언제 예산 간다고 했어?
이렇게 말하는 나를 아내가 잔뜩 못 마땅한 얼굴로 노려보며, 다음 주에 기수가 외박 나오는데 그 때 따뜻한 밥이라도 한 끼 해 주려면 예산에 가서 먹거리라도 좀 가지고 와야 하지 않겠어요?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못들은 척하고 서둘려 집을 나와서 정규홍이와 김석두, 황무영에게 전화로 빨리 오라고 독촉을 한다.
◎ 산행길
사당역 5번 출구에 도착하니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로 붐빈다.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낯익은 얼굴들을 찾을 수가 없다, 얼마를 지났을까!
낯익은 얼굴들이 한 사람 두 사람 모이기 시작 한다, 열시에 연주대를 목표로 출발을 했다.
약수터에서 타는 목을 축이고 마당바위에 둘러 앉아 각자 집에서 가지고온 음식들을 펴 놓고 먹으면서,
나는 대구에 있는 조성래에게 전화하여 모처럼 만나는 친구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오래 간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보아서인지 무더운 날씨와 얼굴로 흐르는 땀이 시원하고 달콤하게 느껴진다.
막 이제 산행을 계속하려던 차에 비보를 전해 들었다. 1시에 방배동 샤브샤브 집에서 점심 겸 임시총회로 모임이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무슨 총회를 한다는 건지 의아했으나 앞장서서 일하는 총무와 회장의 결정이니 만큼 따르기로 했다.
애시 당초 연주대까지 갔다 오기로 했으나 밑에서 기다리고 있을 친구들을 생각하여 아쉬움을 뒤로하고 마당바위에서 오던 길을 되돌려 하산을 하였다. 친구들아 오늘은 산행을 한 것이 아니고 오솔길 산책을 한 것이다.
다음 산행에는 진짜 산행을... 즐겁고 추억에 남을 산행을 해 보자꾸나!!
◎ 방배동 샤브샤브 집에서
산행 한 친구들 우현식(청산회 처음 나옴 등산전문가), 손호기(이군사령부 근무), 정민화(청주 지방근무를 마치고 이번에 목동이대병원 신한은행 지점장으로 발령), 고재원(대한광업진흥공사 부장), 김석두(우리은행 관악구청지점장), 윤길용(MBC문화방송 교양제작부장PD), 윤춘근(세무사, 청산회 회장), 황무영(루이보스 사장, 청산회 총무), 장용덕(로얄 기초산업 대표,) 이응구(하이츠 공인중개사 대표), 양영석(이번에 처음 참석, 에쿠스450끌고 나왔음) 사영진(니꼴밀러 대표, 벤츠600s 3억짜리) 정규홍(우리문화재 지킴이 독보적인 보물 같은 존재 ,대방중 훈장, 우리문화재 수난사 3권의 책 출간), 육종영(만경산), 이상옥(여학생회장), 정춘연(여학생 총무), 박경희, 김영숙(정규홍님 사모님), 정경순, 노춘옥, 장명자, 이승화 22명이 모여 맛있는 샤브샤브를 안주삼아 윤회장이 가지고 온 천주로 목을 축이며 임시총회를 시작하였다.
◎ 한번 생각해 봅시다.
산행길에서 빠지지 않고 얼굴을 내밀었던 권중모, 박간배 친구의 얼굴이 보이질 않아 가슴 한 켠이 허전해 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총회에서 여학생 부회장으로 뽑았던 구천 여학생들의 자격을 문제 삼아 제명 시킨 것에 대해서는 너무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렵게 섭외한 권중모와 박간배의 입장도 좀 고려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난 산행에 참석했던 구천 여학생님들의 얼굴이 아른거려 옵니다,
우리들은 고향이 같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의성군 안계 중, 고 동창생이라는 같음도 있질 않습니까?, 너무 규정에 얽매여 칼로 무 자르듯 매정함 보다 넓은 포용력으로 초등학교 동기라면 같은 동년배가 아닐 런지요?
사람의 참된 아름다움은 남을 배려하는데 있고 보다 넓은 포용력으로 마음을 쓰다듬어 주는 생각의 깊이와 실천력에 있는 것은 아닐 런지요?
◎ 나만의 얼굴을 고집하지 말고
나는 거울을 잘 보질 않습니다, 왜냐면 거울 속에 나타나는 나의 모습이 덕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거울 속에 나타나는 외면적인 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지천명을 살아가는 나의 내면의 모습은 생각의 샘물은 얼마나 맑고 고요한지 또한 지혜의 달은 얼마나 동그랗게 솟아 내 삶과 이웃들을 온화한 모습으로 비추고 있는지 내 손길 닿는 곳 발길 머무는 곳에 어떤 은혜로움이 피어나고 있는지 내 음성 메아리치는 곳에 내 마음 향하는 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마워하고 있는지!
우리 이제 서로 험담하지 말고 서로 감싸주는 아름다운 마음!
누군가가 나의 흉을 보아도 용서하고 너그럽게 이해하는 그런 모습들, 너무 많은 규제와 법으로 제한을 두지 않는 그런 둘둘이오 친구들이 될 수는 없는 것일까요......
2009. 6. 29일 만경산(육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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